2020년 12월 tvN에서 방영된 <철인왕후>는 방영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해당 드라마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타임슬립 판타지로, 조선시대 왕비의 몸에 현대 남성의 영혼이 깃들어 적응해 가는 내용을 중심으로 합니다. 역사와 코미디, 로맨스의 적절한 조합과 주연 배우들의 호연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동시에 작가와 역사적인 부분에 대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주연 배우들과 논란, 그리고 드라마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인기 요소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주연 배우
<철인왕후>의 주연 배우는 신혜선(김소용/장봉환 역)과 김정현(철종 역)입니다. 신혜선은 조선시대 중전인 김소용의 몸에 현대 남성 영혼이 들어간 장봉환의 캐릭터를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표현해 내며 많은 찬사를 받았습니다. 그녀의 넓은 연기 스펙트럼은 코믹한 상황 속에서도 장봉환이란 인물의 내적 갈등을 깊이 있게 그려내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전달하며 흥행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리고 김정현 역시 철종이라는 왕의 내면을 훌륭하게 표현해 많은 찬사를 받았습니다. 특히나 역사적으로 그리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았던 철종을 카리스마 넘치게 재해석해 내며 해당 인물을 매력적으로 그려냈습니다. 당시 철종은 실질적인 권력을 쥐고 있지 않았지만, 김정현은 철종의 책임감과 고뇌를 캐릭터 속에 잘 녹여내 입체적인 인물로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두 주연 배우 모두 각 캐릭터를 매력 있게 연기하며 좋은 호흡을 보여주면서 코미디적 요소와 진지한 서사를 자연스럽게 엮어내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들뿐 아니라 설인아(조화진 역)과 나인우(김병인) 역시 각 캐릭터를 훌륭하게 연기해 많은 찬사를 받았습니다.
2. 논란
<철인왕후>의 시대적 배경은 조선 후기, 철종이 집권하던 시기입니다. 철종은 역사적으로 권력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었으며, 정치적으로 복잡한 시대를 살았습니다. 하지만 해당 드라마는 조선시대를 사실적으로 그리기보다는 판타지와 타임슬립 요소를 강조했기에, 역사적 정확성보다는 드라마적 재미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방영 초반부터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극 중에서 실존 인물들이나 사건들을 과장되게 표현하거나 희화화했다며 비판을 받은 것입니다. 예를 들어 2화에서 김소용에 빙의된 장봉환이 “조선왕조실록도 한낱 찌라시네? 괜히 쫄았어.”라고 한 대사가 대표적입니다. 물론 전체적인 흐름에서 보자면 철종의 긍정적인 면을 강하게 표현하고자 한 말이지만, 향후 국내외 시청자들에게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조실록에 대해 그릇된 인식을 심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한편 해당 드라마에서 ‘현대 남성의 영혼이 왕후의 몸에 들어간다’는 설정을 가져온 중국 소설 <태자비승직기(太子妃升职记)>을 쓴 중국 작가 셴청(鲜橙)이 집필한 다른 소설인 <화친공주(和亲公主)>가 한국의 역사를 왜곡하고 조롱한 작품이며, SBS에서 방영되었다가 지나친 역사 왜곡과 중국식 소품 사용 등으로 폐지가 결정된 <조선구마사>의 작가 박계옥이 <철인왕후>의 크리에이터로 참여한 것을 이유로 해당 드라마가 혐한 내용을 싣지 않았느냔 논란이 제기되었습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크리에이터’는 자기 문하의 사람을 입봉시키기 위해 지도해 주는 역할이라고 합니다. 즉, <철인왕후>는 사실상 최아일 작가의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입니다. 특정 커뮤니티 유저들이 <철인왕후>의 조선왕조실록 논란과 몇몇 고증 오류를 거론하면서 해당 드라마를 ‘동북공정의 일환’, ‘혐한 작품’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런 각종 논란이 무색할 정도로 드라마 속에서 철종은 집권 말기에 동아시아 최초로 입헌군주제를 시행했으며 당시 시대적 여건을 고려하면 조선을 동아시아에서 상당한 힘을 가진 국가로 만들었습니다. 다시 말해 오히려 국뽕이 들어찬 작품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중국색도 없어 혐한 작품으로 보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3. 인기 요소
여러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철인왕후>가 인기를 얻은 가장 큰 이유로는, 독창적인 스토리와 현대적 감각이 강한 코미디적 요소를 뽑을 수 있습니다. 현대 남성이 조선시대 중전의 몸에 들어가는 타임슬립 설정을 통해 현대적 언어와 행동이 조선시대 배경 속에서 유쾌하게 당시의 문화와 충돌하며 자연스럽게 코믹한 상황이 그려지면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한 것입니다.
특히 현대 남성의 가치관과 말투가 조선시대 왕비의 몸을 통해 발현되는 설정으로 전통적인 성역할이 뒤집히는 데다, 위험한 상황을 현대적 지식을 이용해 장봉환이 해결하는 장면들이 유쾌하게 그려지면서 역사극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들에게 강하게 어필되어 그들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긴장감 넘치는 궁중 권력 투쟁이란 전통적인 역사극의 요소에 로맨스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부분 역시 인기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조선시대 중전의 몸에 들어간 현대의 마초남 장봉환이 철종과 함께 조선의 밝은 미래를 그리면서도 애틋하게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충격적인 신선함을 주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철인왕후>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현대적 감각과 타임슬립 판타지를 결합하여 전통적인 역사극의 틀을 벗어난 독창적인 드라마로 기억됩니다. 김정현과 신혜선의 열연은 물론, 시대적 배경과 현대적 요소의 조화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비록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다양한 시청층의 사랑을 받은 것은 그 독창성과 대중성을 입증한 결과라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