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중순부터 12월 하순까지 JTBC에서 방영된 <재벌집 막내아들>은 타임슬립을 소재로 하여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매력을 선사한 작품입니다. 해당 드라마는 재벌가에서의 치열한 암투와 음모를 그린 이야기로, 가족 내 권력 다툼과 개인적인 복수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웹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사실과 송중기가 주연을 맡았단 소식에 큰 화제를 모으며 많은 기대를 모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재벌집 막내아들>의 중요 캐릭터, 화젯거리, 그리고 아쉬운 점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1. 중요 캐릭터
<재벌집 막내아들>의 주인공인 진도준은 순양그룹의 충성스러운 비서였으나 억울하게 죽임당하고서 1980년대로 회귀하여 복수를 꿈꾸는 캐릭터입니다. 송중기는 지능적이고 냉철한 판단력을 지닌 해당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표현했습니다. 진도준은 이전 생의 기억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며 여러 위기를 해결하는 동시에, 재벌가의 권력 싸움 속에서 치밀하게 자신의 계획을 실행해 나가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의 결단력 있는 모습과 순양그룹을 둘러싼 음모과 계략을 풀어나가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극적인 시원함을 선사했습니다.
한편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누구보다 반향을 일으킨 캐릭터를 꼽으라면 바로 이성민이 연기한 진양철 회장일 것입니다. 진양철은 노련한 경영자이자 권력의 중심에 있는 인물로, 그의 엄청난 카리스마와 깊은 통찰력은 방송 내내 엄청난 긴장감을 주었습니다(미래를 아는 진도준을 당시 시대에 유일하게 상대하는 모습을 보여, 진짜 천재란 저런 사람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도 사람이기에 인간적인 고뇌와 복잡한 감정을 보이는데, 이성민은 이처럼 어찌 보면 난해할 수 있는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연기하여 시청자들에게 다시 한번 그를 각인시켰습니다.
2. 화젯거리
<재벌집 막내아들>의 화젯거리 중 하나는 해당 드라마가 재벌가와 그들의 경영 구조, 지분 구조에 대한 묘사와 갈등 서사가 무척 탄탄한 웹소설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당시 주인공이 배신당한 후 과거로 회귀해 자신의 기억을 바탕으로 미래를 바꾸려 한다는 설정은 드라마상에선 신선하고 흥미로운 부분이었습니다. 이는 기존의 재벌가 이야기가 지닌 단조로움을 깨며,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특히 진도준이 미래의 정보로 거대 기업과 맞서는 스토리는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주었는데, 이때 역사적인 사건들과 경제적인 이슈들을 접목한 전개 방식은 드라마로의 몰입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또한 배우들의 연기력 역시 <재벌집 막내아들>의 화젯거리였습니다. 먼저 송중기는 윤현우, 진도준이란 두 자아를 모두 간직한 데다 강인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지닌, 2회차 인생을 사는 캐릭터를 섬세한 연기로 완벽하게 소화해 냈습니다. 이성민은 드라마 초반에는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대기업 회장다운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극을 이끌었고, 후반에는 섬망 증세를 보이며 정신이 온전치 못한 연약한 노인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연기하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이들뿐만 아니라 조한철, 김신록, 윤제문, 김도현 등 베테랑 배우들도 각 캐릭터들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극에 안정감을 더해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재벌집 막내아들> 속에서 묘사된 기업 내 권력 다툼, 재산 상속 문제, 그리고 가족 간의 복잡한 갈등 구조가 실제 한국 재벌가의 현실을 반영한 부분이 많은 것도 화젯거리였습니다. 이런 설정들은 현실감을 더해주었고, 시청자들의 재벌가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자극함으로써 드라마에 보다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특히 드라마가 매번 시작될 때마다 본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 기관, 사건, 지명 등은 실제와 관련 없다는 문구가 떠올랐으나, 이성민이 연기한 진양철의 서사가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상의 실제 일화와 상당히 일치하는 부분이 있습니다(대표적으로 “밥알이 몇 개고.”라고 묻는 장면). 진양철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순양그룹을 키운 과정이라든가, 정심재로 사람들을 불러 회의하거나 하는 등등 실제 현실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장면들은 인터넷상에서 당시 엄청난 화제가 되었습니다.
3. 아쉬운 부분
드라마가 중반부까지 방영되며 일부 시청자들이 서사 전개가 느슨해진 데다 생략된 에피소드들이 많아 중요 인물들의 의중이나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제기했습니다. 사실 원작의 경우 단행본 페이지가 2,700쪽이나 되는데, 이를 16화 안에 남아내기란 불가능했을 겁니다. 그래서 각색과 축약이 진행된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작에는 없던 에피소드를 개연성 없게 추가한 점과 원작을 읽지 않은 시청자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불친절하게, 그것도 약간 지루하게 이야기를 전개한 점은 다소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재벌집 막내아들>의 결말이 원작과 너무 다른 점도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원작에서는 진도준이 끝내 순양을 차지하고 이전 생의 자신을 죽인 진범에게 복수도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진도준이 사고를 당하고 나서 윤현우로 다시 깨어나 자신에게 덮어씌워진 공금 횡령 혐의와 20년 전에 있있던 도준의 죽음에 대해 해명(?)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드라이브를 하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끝이 납니다. 머리에 총을 맞은 사람이 다시 살아났다는 것뿐 아니라 윤현우가 진도준의 죽음에 얽혀 있었다는 것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설정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이제까지 재벌집 막내아들인 진도준에 감정을 이입하며 해당 드라마를 재밌게 봤는데, 진도준이 죽고 주인공이 결국은 윤현우였다는 식이 됨으로써 이전까지의 내용이 전부 허구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로 인해 해당 드라마의 엔딩은 역대 최악(……)이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외에도 원작에서는 진도준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불법적인 일까지 서슴지 않는 매우 입체적인 인물로 그려졌으나 드라마상에서는 선인으로 그려졌다는 점, 원작은 로맨스 요소가 배제된 작품이었으나 드라마상에선 진도준과 서민영의 로맨스 요소가 추가되면서 이야기 전개가 느려지고 두 캐릭터의 매력이 다소 감소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재벌집 막내아들> 서사 전개와 결말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크나큰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벌집 막내아들>은 한국 드라마에서 자주 다루지 않았던 타임슬립 복수극이라는 독특한 설정과 흥미로운 캐릭터들로 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